주위에 다음과 같은 증상으로 자주 병원에 다니시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속이 쓰리다, 배가 부르다, 음식을 삼키면 오목가슴에 걸렸다가 내려간다, 등 여러 가지 증상으로 병원에서 위내시경검사, 엑스선검사, 심전도검사 등을 받고 검사가 정상이어서 신경성위염이라고 진단받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속이 불편하고 소화가 안되어 자주 검사하고 장기간 약을 먹고 하니 가족들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우기는 양치기 소년으로 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가족은 신경이 예민하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이런 환자의 일부에서는 식도운동장애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식도는 음식물을 입에서 위까지 연결해주는 단순한 통로로 생각하지만 식도는 음식물을 능동적으로 위장 쪽으로 밀어 보내는 연동 운동을 합니다. 그리고 음식물이 하부식도에 도달하면 괄약근이 적절히 열려서 음식물을 위에 받게 해주고 위에서 소화, 분해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닫혀서 위액이 역류되는 것을 예방해줍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이상이 생기면 여러 가지 다양한 식도증상을 유발할 수 있게 됩니다.

 물구나무를 서서 물을 마시면 어떻게 될까요? 위장 쪽으로 과연 음식이 내려갈 수 있을까요? 몸이 거꾸로 매달려도 음식물과 침은 중력을 거슬러 위장 쪽을 향해 움직입니다. 그 이유는 식도가 상부에서 아래쪽으로 연동운동을 하면서 음식물을 위장 쪽으로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식도의 연동운동에 이상이 생기면 음식물을 삼키기가 힘들어지고 가슴에 걸린 듯 하거나, 협심증과 비슷한 심한 흉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내시경검사에서 먼저 식도에 식도암이나 궤양, 협착 등 구조적으로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식도내압를 측정하면 식도하부괄약근이 열리지 않아 생기는 식도이완불능증, 식도가 간헐적으로 경련 소견을 보이는 식도 경련증, 연동운동이 심하게 저하된 식도무력증 등 다양한 식도운동장애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식도운동장애의 대표적인 질병인 하부식도이완불능증은 아칼라지아라고 불리며 하부식도괄약근이 열리지 않아 생기는 대표적인 식도운동 장애로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진행되면서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려워지고 구토, 체중감소, 흉통 등을 동반합니다. 초기에는 단단한 고형식을 못 삼키지만 진행되면 물을 마셔도 잘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진행됩니다.  식도내시경검사와 식도조영술을 우선 시행하여 위식도경계부위의 점막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식도의 확장소견이 없으나 진행되면서 식도가 확장되고 식도 끝에 새부리 처럼 뽀쪽하게 막혀 있는  형태를 보입니다.  식도내압검사는 확진을 위해 필요하며 저진폭 동시수축파를 보이며 무연동운동과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부전을 보입니다.  치료는 하부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낮추기 위하여 여러 가지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초기에는 괄약근을 이완시키는 약물 치료를 시행하다가 증상 호전이 없으면 풍선확장술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자주 재발하는 증상이 있으면 수술 치료가 유용합니다.

기타 식도 운동장애로는 미만성 식도 경련증이 있는데 식도 조영술 및 내압검사상 식도의 경련성 수축 소견을 보입니다. 임상증상은 흉통을 호소하며 협심증과 감별을 요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외에 연하곤란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호두까기 식도증은 정상연동운동을 보이나 식도안에 호두를 넣으면 호두가 깨질 정도로 강한 수축작용이 발생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병명인데 이런 환자의 40%정도에서 심한 가슴의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압성 하부식도괄약근은 식도체부는 정상 연동운동을 보이지만 하부식도괄약근이 강하게 조여서 식도 운동에 이상이 되는 소견으로 이런 환자의 30% 내외에서 흉통과 연하 곤란이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식도암이나 역류성식도염, 식도궤양 등 식도에 구조적인 병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흉통이나, 연하곤란 등 흉부 증상이 있으면 식도 기능 장애를 고려하여 정밀하게 검사하고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