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만 오면 혈압이 높아지는데 약을 먹어야 하나요?

"진료실에서 평소 혈압보다 10 mmHg이상 올라가면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

 평소 혈압이 없던 환자가 진료실에서 혈압이 높으면 대부분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병원에 오자마자 혈압을 측정했다”. “어제는 잠을 잘 못잤다”, “요즘 직장에 스트레스가 많다”, “추워서 운동을 못했다”,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대고 공통적으로 집에서 재면 정상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 긴장이나 스트레스로 교감신경계가 자극되면 혈압이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느끼는 긴장은 일상 생활에서도 자주 경험할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자주 혈압이 높아질 가능성을 암시한다.  

 혈압이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하는데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을 수축기 혈압, 심장이 확장하면서 피를 받아들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을 확장기 혈압이라고 한다. 수축기 혈압이 120mmHg 미만이고 확장기 혈압이 80mmHg 미만이면 정상이다. 일반적으로 여러번 측정한 혈압의 평균치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고혈압이라고 진단하게 되고 수축기 혈압이 120mmHg 보다 높고 140mmHg 미만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80mmHg 보다 높고 90mmHg 미만인 경우는 고혈압 전단계로 간주할 수 있다. 그리고 수축기 혈압이 높지만 확장기 혈압이 정상인 경우는 수축기 고혈압이라고 하고 반대로 수축기 혈압은 정상이지만 확장기 혈압이 높으면 이완기 고혈압이라고 한다.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환자가 내 혈압은 “140이다” “120이다” 라고 말하지만 이완기 혈압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완기 혈압이나 맥박수도 같이 기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장에 부담이 얼마나 있는지, 혹시 맥박이 빠르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한 부정맥이 있는지 어느 정도 예측하여 검사나 치료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평소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병원에서 잴 때 혈압이 높아진다면 그 사람은 환경이 혈압이 쉽게 높아질 조건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혈압이나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지 파악하고 수시로 혈압을 체크해서 고혈압으로 발전하는지 관찰해야 한다. 심혈관 위험성이 있는지, 이차적인 고혈압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하고 짜거나 자극성 음식,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등 식사 조절을 열심히 하고 혈압을 주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