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양치질을 잘하고 충치가 없어도 치과에 가면 ‘일 년에 한 번은 꼭 스케일링 받으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스케일링이란 치아와 잇몸에 붙어있는 치태나 치석, 그리고 미처 제거하지 못한 음식물 찌꺼기 등을 제거해주는 시술이다. 이는 충치보다도 풍치, 즉 잇몸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시술을 받기도 전에 ‘하고 나서 이가 엄청 시렸어요’, ‘멀쩡한 이도 같이 갈린 것 같아요.’라는 경험담을 보고 지레 겁을 먹거나 귀찮아서 시도도 안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스케일링을 받지 않는 것이 더 무서운 상태라는 것을 모른다.
양치질로 제거하기 어려운 치석, 쌓일수록 잇몸이 가라앉아치아와 잇몸 사이에는 V자 모양의 아주 얇은 틈이 있는데 이를 치은열구라고 한다. 치아 표면에 계속 형성되는 치태가 침과 치은열구액의 성분 중 칼슘과 인 등의 무기질을 만나 단단히 굳어지는 것이 치석이다. 이는 양치질로 치태가 완전히 제거되기 힘든 부위나 침샘이 위치한 아래 앞니 안쪽과 어금니 안쪽에 생기기 쉽다. 그리고 한 번 치석이 생기면 표면이 거칠거칠한 치석 위로 치태가 달라붙기 쉽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치석은 잇몸에 해로운 독소를 내뿜는 세균 덩어리로 성장한다.
문제는 이 치석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잇몸 선 위로만 쌓이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치석은 앞서 말한 치은열구에도 생길 수 있다. 잇몸 선 아래까지 침투한 치석은 치아뿌리를 감싸고 있는 치주인대 조직을 손상해 치주염이 발생한다. 염증이 심해지고 열구가 더 깊어지면 고름이 나오는 치주낭까지 진행된다. 이것이 진행될수록 나중엔 치조골, 즉 잇몸 뼈가 녹아 사라진다. 그리고 이렇게 한 번 내려간 잇몸 뼈는 다시 처음 상태만큼 회복시킬 수 없다. 치아 뿌리가 다 드러날 정도로 치조골이 내려가면 치아가 흔들리고 나중엔 아예 치아가 빠질 수도 있다.
시술 후에 보이는 틈과 시림 증상은 자연스러운 것처음 치석 제거를 받으면 갑자기 치아와 잇몸 사이에 못 보던 틈이 생겨 당황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멀쩡한 치아나 잇몸이 갈린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원래 있던 틈이 치석을 제거하고 나서야 제대로 드러난 것이다. 구멍이 크다면 그만큼 치석이 심하게 쌓여있었거나 염증 때문에 잇몸이 원 상태보다 많이 부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케일링 시술 시 소리로 공포감을 주는 초음파 스케일러는 생각보다 단단한 치아의 법랑질을 깎아내지 못한다. 한편 시술 후 이가 시린 느낌을 받는 것은 치석에 둘러 쌓여있던 치아 뿌리가 노출되면서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증상이다. 이 역시 1~2주 후면 완화된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시림 증상이 지속한다면 일반 치약과 함께 시린 이 전용 치약을 사용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치석은 양치를 꼬박꼬박해도 미세하게 조금씩 쌓인다. 따라서 일 년에 한두 번은 스케일링을 통해 치주질환이 발생하기 전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 시술은 만 19세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연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이때 개인 부담금은 의원을 기준으로 15,000원이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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