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집착증, 원인 다양해...'불안감'도 주원인 중 하나｜ 성공에 대한 끝 없는 집착, '성공 우울증' 부를 수 있어｜ 권순모 원장 "적절히 자기 통제와 휴식을 통해 '성취감' 얻으려 노력해야"[내레이션 : 황수경 아나운서]경쟁과 성공은 어느새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키워드가 됐습니다. 오직 성공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면 걱정이 되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혹시 이러다 나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조급함과 불안감이 들기도 합니다. 2030 청년세대는 이러한 현실의 한가운데에 놓여있습니다. 주변은 물론이고 자신을 돌아볼 새도 없이 마치 경주마처럼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데요. 대체 무엇이 우리 청년들을 경쟁의 장으로 내몰면서 ‘성공 집착증’에 빠지게 하는 걸까요?정신건강의학적인 측면에서 집착이란 모든 초점이 ‘나’에게 맞춰진 상태입니다. 주변 상황에 대한 배려 없이, 매우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감정을 포함하는 상태가 바로 ‘집착’인 것인데요. 이를 통해서 ‘성공 집착증’, 이라는 의미를 풀어 보면 단순히 성공에 대해서 매달리고 갈구하는 행동을 넘어서서, 나의 성공을 위해서는 나 자신의 권리는 물론이고, 타인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피해를 주는 것도 감수하는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 청년들은 왜 성공에 집착하는 걸까요? ‘불안감’이 주원인입니다. 부와 명예, 권력 등 우리 사회에는 성공의 상징처럼 보여지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성공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이러한 것들에서 멀어져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느낍니다. 이렇게 비롯된 불안감은 수시로 본인의 일상을 공격하게 되는데요. ‘지금 이렇게 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이렇게 적은 돈에 만족해서는 안 되는데’, ‘이만큼 해서는 저기까지 오르지 못할 텐데’하는 마음들이 결국 자신만을 위한 인생 레이스를 펼치게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대를 향한 배려와 존중은 옅어지기 마련입니다.그렇게 목표점이 조금 가까워지면 일말의 안도감과 안정감을 느끼지만, 이내 불안감은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더 높은 수준의 목표점이 눈에 아른거리게 되고요. 더 날카로운 사회적 성공의 잣대들이 자신을 겨냥하기 때문이지요.‘성공 우울증’을 겪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목표에 도달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님을 느꼈을 때 찾아오는 허무함과 실패감은 결국 본인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무너뜨립니다. 사실, 궁극적인 성공을 정의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절반의 문제를 맞히는 것이 성공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90점의 점수도 실패라고 여겨질 수 있다는 말이지요. 단순히 사회적 인식과 암묵적인 기준에 맞춰 성공의 삶을 살다 보면 오르고 또 올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과의 싸움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이제 우리는 성공 집착증을 벗어나 각자의 삶을 가꾸어나가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합니다. 상대적인 목표와 기준 대신, 스스로 가치 있게 여기는 일을 찾고 그것을 위해 애써야 합니다. 자신만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쌓여가는 경험들과 성취감, 그리고 거기에 더해진 적절한 휴식과 자기 통제, 주변과의 협력과 시너지들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칼럼 = 하이닥 의학기자 권순모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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